딸깜마미의 공간

일상~~

터널을 지나다가

이지222 2007. 10. 15. 08:11

항상 광주 갈 때 이 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들어 갈 때와 나올 때의 느낌이 다르다.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인데

속도를 많이 내면 안되고

추월도 안되고...

기억속의 교통법규를 챙겨서 각인 시키는 일은

새롭게 하지 않아도

이미 기억되어 있다.

가끔은 터널 안에서도 깜빡이도 안 켜고

차선 변경까지 하는 얌체도 보인다.

나올 때는

잠시였지만 암흑속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받는다.

들어갈 때는 화창했으나

굴 밖엔 비가 올 때도 있다.

전북과 전남의 경계선이라는 것을 하늘도 알고 있는 것일까?

내 고향을 갈 때의 기분은 이 터널을 지나면서

최고가 된다.

항상 이 곳을 찍고 싶어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내가 운전을 할 때면 위험해서

남편이 할 때면

이야기 하다가 지나치고....

방음벽들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도 찍고 싶었다.

차를 세우고 찍어본 적이 있는데

달리면서 본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서..

울 아버지 발병하셨을 때

소식 듣고 광주로 가던 길에 바라 본 담쟁이 넝쿨은 푸르렀다..

한번 씩 갈 때마다 담쟁이들은

빛깔이 짙어지고 바래고

앙상한 가지만을 남겼고.

새싹이 날 시간조차 없이

아버지가 가셨었다...

그리고 저기 여수에 묻혀 계신다.

터널을 보거나

담쟁이를 보면 그 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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