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깜마미의 공간

세상과 만남/산,그리고 여행

장애우 동반 산행

이지222 2009. 8. 30. 21:11

 군산 산악연맹,군산시 주최

장애인 동반 산행--마이산

우리가 만난 친구는 34세의 희정씨...

너무나 가냘픈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업고 가야 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가 괜한 걱정을 했음을 알게 해 주더라고.

비가 간간히 내리는 산길을  손을 잡고 걷다가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며 손을 놓고 씩씩하게 두 팔을 저으면서 걷는다.

쉬지않고 재잘 재잘 이야기를 하는 희정씨.

같은 시설에 있는 뚱뚱한 언니가 운동을 안해서 걱정이란다.

휠체어까지 타는데 500g도 넘을거란다.

아마도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이야기인듯...

와~~그럼 운동해야겠네~~

맞아요, 운동을 해야해요.. 난 수영도 해요..

뚱뚱한 아줌마들도 많이 하는데 난 물에서 잘 떠요.

여름에는 시설친구들과 수영장엘 간다는 이야기..

희정씨는 무슨 일을 해요?

메리야스 접는 일이요,,,그리고 포장지 접는 일도 해요...

그럼 돈도 벌겠네?

네!

자신이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그녀는 여러명의 친구들과 작은 아파트에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장애인 생활지원센터에 나가서 단순한 일이긴 하지만 직접 돈을 벌고 있단다.

노무현 대통령이랑 김대중 대통령이 불쌍하게 죽었는데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요?

아~~~지금도 대통령이 있는지는 아는데요.. 다음엔 누가되지요? 등등의 이야기.

지나가는 친구랑 인사도 해 가면서 말이다.

*-----------------------------------------*

J-TV카메라맨이 인터뷰를 하는데

이렇게 산에 나오니 좋아요?

네 좋아요.

무얼 봐서 좋았어요?

네 산을 봐서 좋았어요.

 

좀 더 길게 말해 주면 좋겠는데~~~

희정씨~~ 아까 우리랑 한 이야기 좀 해줘요..

친한 언니가 운동을 위해서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했잖아요....

같이 왔으면 좋겠어요. 

네 고마워요...어디살아요?

소룡동이요,,,,,

....................................

기자 양반 이들을 조금 더 알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시간을 두고 조금 더 기다려줬으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건데 말이다.

 

희정씨 이제 티브이에 나오겠네~~~했더니 씩 웃는다..

아마도 편집되지~~않겠나~~~

떨려서 말을 잘 못했단다.

우리랑은 그렇게 말도 잘하더니만....

 

아침 7시에 집을 나서서 비가 오는 가운데 마이산까지 가서 아주 아주 짧은 만남

돌아오는 차량에 오르기전 희정씨의 손에 조그만 지압기를 쥐어줬다.

희정씨 손이 너무 차더라,,,

이걸로 손바닥을 꼭꼭 눌러줘......그러면 건강에 도움이 될거야...

그녀의 눈은 시설 인솔자의 등을 쫓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치마자락을 놓칠까봐 불안해 하듯...

차 타는 곳까지 가서야 뒤를 돌아보며 웃어주네...

친구들과도 잘 웃고 이야기도 잘 하는 그녀..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맑은 웃음을 항상 간직했으면 좋겠더라..

우리 큰 딸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있으면서 말은 한마디도 안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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