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깜마미의 공간

일상~~

이십년만의 숏커트

이지222 2009. 3. 30. 21:48

결혼 전 남자중학교 샘을 하던 시절

아이들은 처녀선생의 긴머리를 좋아하더라...

해서 기르기 시작했던 머리

결혼 전 10cm쯤 자른 머리를 보곤 아버지와 예비신랑이 동시에

그게 뭐냐 머리 붙이고 와라

머리가 너무 짧다!

그 이후 머리를 짧게 자른 적이 없었다..

거의 올린 머리로 일관했다지....

앞머리 뒤로 빗어넘겼던 젊은 새댁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쪼끔이라도 젊게 보일려고 잘랐던 앞머리...

그이외의 머리모양을 바꿔본 기억이 없다.

무신 파마를 해도 결국은 틀어올려버리니 ~~~~

 

요 몇달동안 슬슬 변화를 주고 싶었다..

한번씩 나 자를 거다... 자를거다.. 별 반응이 없더라고

나름 컷트 잘한다는 미장원(요즘은 헤어샾이라고들 하드만) 섭외해 놓고

오늘 예약까지 한 다음 일찍 갔다지..

 

"머리숱이 적고 이십년 넘게 커트 해 본적이 없는데... 아뭏든 무지 짧게 자르고 싶어요~~~"

생각 같아선 뒷 머리 면도 할 정도로 하고 싶었다. ㅋㅋ

익숙한 손놀림으로 싹싹 잘라나가면서 "서운하시지 않으세요?"한다.

자르면서도 걱정이 되나보다~~어색해 할까봐서.

아니~~ 아주 속이 시원하우~~~~ㅎㅎ

정말이다.

 

실연을 한 여자가 머리를 자르는 이유를 알 것 같더라..

마치 머리카락에 온갖 근심이 다 들어있었다는 듯 속이 확~~~풀리는 기분

내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한 기분이 들어 무지 좋았다..

칙칙한 올린 머리에서 산뜻한 커트머리의 나로 변신.

 정말 여자에겐 변화가 필요해...

 이십년동안 내 트레이드마크였던 올린 머리-거기에서 벗어나는 순간

정말 하찮은 작은 일이지만 내겐 큰 변화였으니까...

뭔가를 의욕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ㅎㅎ

그동안은 아무것도 안하고 살았던 것처럼 말이지

 

그러면 남편의 반응은?

옆에서 이야기 하는 내게 눈길도 주지 않고 컴퓨터를 하다가 한 순간 나를 보고

멍~~~~~~~~~~~~~~~~~

그러다가 한마디 한다.

놀랠 일이란게 머리 자른겨?

응. 어때?

이쁘긴 이쁘다~~~~~~~~(여운이 썩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

밥 먹다가 한번 보고 할 듯 말 듯~~~

결국은 안하고 그냥 나갔다...

무슨 말이 하고 싶었을까?

 

 

내가 봐도 내가 나같지 않은데

다른 여자랑 사는 것 같아~~~~라고 하고 싶지 않았을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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