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먹기만 하고 잠만 자서 그런지 온 몸이 퉁퉁 붓는 느낌
아침먹고 점심먹고 낮잠자다가 일어나서 월명산을 가기로...
아이들은 중간고사 기간이라고 공부하라 일러두고 둘이서 나선 길 .
워낙 발이 빠른 남편더러 먼저 가고 난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걷다가 쉬면서 가겠다고 헤어져서.
아주 작은 산봉우리 두개를 넘고 나니 땀이 조금씩 나더라...
가는 길에 아주 힘든 걸음을 걷는 아이와 엄마의 뒷모습이 보여
너울거리는 아이의 손을 잡아 주었다.
걷기 힘들어 자꾸 울타리를 잡으려 하는 아이와 그손을 잡아 끄는 엄마
울타리 잡으려 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아줌마 손 잡고 가자~~~하고 말을 걸고 같이 걷기 시작했지.
걷는 동안 그 아이의 장애가 무척 심하구나~~하는 것을 알게 되고
쌍둥이 남동생이 있으며 남편은 오늘도 근무 중이라는 ~
엄마의 예쁜 얼굴엔 근심이 가득....
아이는 대소변도 못 가리고 몸을 가누기도 힘들며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장애 1급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햇빛에 반짝이는 물을 보면서 다가가고 싶어하는 아이.
길이 좁아 손을 뗀 나에게 성치 않는 손을 내민다.
잡아달라고....
십분 이상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도 어려워 한다는 아이는 내게 제몸을 기댄다.
엄마와는 다르게 저를 부축해주는 내가 편했던가 보다.
걷는 짧은 시간동안 엄마는 많이 고마워 한다.
이런 일을 많이 해보셨나봐요.
아니요, 가끔씩 봉사를 다닙니다~~
그런데도 참 편하게 해주시네요....
ㅎㅎ
우리는 누구나 장애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잠재된 (언제 갖게 될 줄 모르니) 장애인이라 생각해요.
그 구분하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지요, 뭐....
아이 엄마가 공감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녀는 아이와 운동겸 산책을 하면서도 상처를 많이 받는단다.
불편한 아이를 데리고 왜 이런곳엘 나오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단다.
건강한 자신들이 걷는데 불편하다면서.
아이 어릴 적엔 유치원에 보내지도 못했단다, 엄마들이 반대한다고 받아주질 않아서
거기에 장애인학교에서도 장애가 심한 아이들의 경우엔 따~~~를 당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아이는 엄마와 나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밝기만 하다.
하늘을 보면서 알수 없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가다가 눕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이 보이면 관심을 내 보이기도 하고 말이지.
비록 인지하고 반응하는 시간이 극히 짧긴 하지만.
요즘은 예전하고 많이 달라져서 장애인 전문학교 그리고 복지혜택으로 돌봐주는 도우미 서비스가 있어서
아이에게 하루종일 매여있지는 않단다, 그 엄마에겐 얼마나 다행일지.
그래도 본인이 죽기전까지는 이 아이게게 온 신경이 다 가 있을거다...
남편과 만나 그 아이의 손을 놓고 오는데 자꾸~~~ 뒤돌아 보게 된다.
손을 흔들어줘도 아이는 보질 못한다. 집중력이 떨어져서이기도 하고
엄마는 손을 흔들어 주더라.
그 엄마가 항상 웃으며 지냈으면 좋겠다 ~~
어쩌면 그녀에게 그일은 평생 힘든 일이겠지.
한시간여의 짧은 산책길이였지만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기적이긴 하지만
내 아이의 건강함이 고맙고,,,,
내가 그 아이와 잠시라도 함께 해줄 수 있어서 고맙고
그 아이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서 고맙고,
또 종교는 없지만 그 아이와 엄마와 쌍둥이들의 행복을 기원해 줄 수 있어서 고맙고.
그렇다....
수@이 엄마! 힘 내세요!
다음을 기약하진 않았지만 휴일이면 그 시간에 월명산엘 가고 싶을 거 같다.
그녀와 아이를 만나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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