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없지만~
어제 강쥐들이랑 옥상엘 올라갔다가
버림 받은 듯 눈 맞았던 배추 수확을 했다.
남편이 한여름 내내 그렇게 애를 썼는데
이대로 버려둘 수는 없겠다.
강쥐들 쉴새없이 뛰어다니는 동안
배추뿌리를 자르고 다듬어 쌓아놓고 보니
50포기 심은 것 중 먹을 만한것이 30포기가 채 안된다.
그것도 보통 포기배추의 사분의 일정도의 크기
-속이 안 들은게다...
포기는 커 보였지만 노란 속살이 거의 보이질 않으니..푸른 잎사귀가 대부분
바로 가지고 내려와서
소금에 절여놓고...
포기가 너무 작은 것은 소금 넣고 한소끔 끓여 꼭 짜서 노끈에 길게 걸어 옥상에 널어뒀다.
-달밤에 체조한 거 같으다...보름달이 밝아서 ㅎㅎ-
역시 한밤중까지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 뒤적거려 주다가
씻어서 건져 놓았고
사이 사이 고추 가루가 부족할 듯 해서
손질해 놓은 고추 물에 담궈놓고(김장 김치는 가루로 해야하는데 부득이 하게~~~)
오늘 아침 고추 갈고(믹서기로 일일이 갈았다)
다시마 국물에 찹쌀풀을 쒔다.... 밥 남은 것이 없어서. ㅋㅋ
고추양념, 마늘,. 생강,준비해 놓고서야.
속 재료를 사러갔더니 그새 김장들을 다 끝냈는지 갓이 없다네..
할 수 없지 뭐..
재료 준비해서 식탁에 올려주고~~남편이 버무렸다....
운동 갔다가 일찍 돌아왔다 김치 담글려고...
결론은 내년엔 절대 배추농사짓지 말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확은 정말 서운할 정도니까....
내년엔 옥상에 갖은 꽃씨를 다 뿌릴 예정이다.ㅎㅎㅎ
남편은 자기 배추로 김장 안담궜으면 내년부터는 옥상에 아무것도 안해줄라고 생각했단다.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나는 나대로 자기가 안 뽑아다 주니까 손을 놓고 있었는데...
동상이몽~~~~~
어떻게든 해야하는데 서로 말없이 미루고 있었던 거다.
우쨌든 뽑아서 김치까지 담았는데~~~~ 이넘의 배추가 너무 뻣쎄다...
한마디로 질기다는 이야기.. 분명 간 죽여서 맛 볼때는 무지하게 달고 맛있드만..
총해서 15kg 도 안되는 양이긴 하지만 지난 여름 남편의 땀이 듬뿍 담긴 김치.
-처음에 담근 김장과는 맛에서 비교되지는 않을만큼 맛있다~~~~라고 했으면 좋겠지만
실은 그와 반대로 밋밋한 맛이다.
익혀놓으면 조금 맛이 있을라나?
주말은 이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