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깜마미의 공간

일상~~

술한잔 하러 나올래?

이지222 2009. 2. 27. 22:35

참나~~~맨날 먹는 술이 뭐가 좋다고?

그만 먹고 빨리 들어와~

보통 아내라면 이렇게 소리를 버럭 질러대지 않을까?

거기에다가 어제도 술먹고 그제도 술먹었으니 속은 멀쩡하냐고~~

그러다가 일찍 죽으면 어떻게 할거냐고, 나이도 있는데 이젠 그만 먹을때가 되지 않았어?

미주알 고주알 미운 소리 절절하게 늘어놓을텐데....

어떻게 된 일인지 난 우리집 남편이 전화해서 술한잔 하러 나올래? 하면 불러주면 고맙지~~~~이

얼른 뛰어나간다. ㅋ

그럴만 한 이유가 있었다,처음엔.

워낙 별명이 크레믈린이고 말이 없는 사람이지만 술한잔 멕여놓으면 뭔 말이 그리 미주알 고주알 많아지는지

평상시 마눌 무서워서 못 했던 이야기까지- 마눌 흉도 보고, 감히 살빼란 소리도 하고, 운동도 하라고 하고

그러다보니 술 먹고 들어오면 새벽까지 옆에 앉아 옆구리 살살 긁어보면 그동안 자기 속에 감춰뒀던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

한해 두해 반복이 되고 보니 이젠 이사람이 날 불러주길 기다린다.

부부싸움의 화해도 꼭 집앞 생맥주집에서 한두시간 마심서 풀어야 하고

각자의 생일 때, 결혼 기념일때도 두부김치에 생맥주 두어잔이면 충분할 정도로 발전?을 했다...

남들은 꽃을 선물하고 보석세뚜를 선물해 주면서 아부를 한다지만 맘을 주고 받는건지 진정으로 모르겠다.

가끔은 그런 이벤트를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맥주 한잔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오늘 무신 모임에 갔는데 11시쯤 되면 혹 전화를 해 주지 않을까~~~기대하고 있다  

시원한 맥주가 땡기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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