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깜마미의 공간

다락,옥상 이야기~~~

병든 비둘기 한마리

이지222 2016. 12. 11. 08:49

이십여일 전 옥상에서

마치 비닐뭉치처럼 보이는 물체가 옆집 지붕 우묵한 곳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왜 쓰레기 봉투가 저기에 있지?

그런데 오후에 올라가니 저만큼 옮겨져 있더라

누가 갖다뒀나?

그리고 저녁무렵에 보니 비둘기 한마리가 그 쓰레기 뭉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들여다 보니 비닐뭉치가 아닌 병든 비둘기 한마리와 그 짝으로 보이는 녀석이였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비닐뭉치 비둘기는 비쩍 말라 움직임 조차 힘들어 보였다

묵은 쌀 한 줌 뿌려줬다

다음 날 아침 여전히 그자리에 있더라

이후 하루에 두번씩 먹이 뿌려주기


최근에는 비둘기 여섯마리가 아픈 녀석을 호위하듯 같이 날아온다

아팠던 아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만큼 아직도 말랐긴 하지만 날개짓이 힘이 생긴 듯

아침이면 문안인사하듯 올라가 쌀 한줌을 뿌려주는데 어디서 지켜보고 있는지 문을 열고 나가면

푸드득 날아갔다가 먹이를 뿌려주면 날아와 순식간에 먹고 날아가네


우리집 앞쪽에는 황조롱이 두마리쯤, 까치 수십마리 그리고 최근에는 비둘기까지~

집쪽으로 날아오진 않지만 한줌도 안되는 참새도 있고, V자를 그리면서 날아가는 겨울철새들까지....

텅빈 옥상에서 찾아보는 작은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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