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보일러 팍팍 때고 청소하는 중
너무 더웠을까?
이 녀석이 베란다에 나가 나를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눈 좀 떠라~~~
수건도 팍팍 삶아서 (세탁기로~~) 널어두고
바퀴달린 화분 받침 사다가 나무들 옮겨 뒀다.
개운하다!
앞으로 물청소 할 때 이쪽 저쪽 옮기기 쉽겠따!
덥긴 하지만 뽀송뽀송한 바닥이 좋으네.
진즉 한번씩 보일러 돌릴 것을
베란다 청소 중에 고개를 돌려보니 거실 바닥에 또 저렇게 앉아
쳐다보고 있다.
스토커다~~~~~ ㅎ
지금은 내 뒤에 또 저렇게 앉아서 ~~~
바라보고 있다~
온 집안을 쓸고 닦았는데
컴퓨터 앞에 앉고 보니 이곳만 책이며 수첩이며 컵이 널어져 있다.
치워야겠네...
하루 하루 보내면서 뭘하고 보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만큼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오늘이 벌써 금요일.
내일은 토요일이겠구만.
어제 태풍으로 쓰러진 봉숭아를 싹 잘라냈다.
잎사귀며 꽃잎을 따다가 백반 넣고 찧어 손가락에 묶어 놓고 자고 일어 났다.
내 손에 뭔가를 해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매뉴큐어도 바르지 않았던 손.
두툼한 내 손을 보면 일복이 참 많겠다~~~고들 하신다.
여자손이라기 보다 일꾼 손처럼 거친 내손.
너무 옅은 색
오늘 밤에 다시 한번 물 들여봐야지. ㅎ
어릴 적에 언니들이 봉숭아 찧어 실로 꽁꽁 묶어 줬었지 .
아침에 일어나보면 손톱에 남아있는 게 하나도 없이
이불이며 베게며 사방에 묻혀 놓던 기억이 난다.
어젯밤엔 혹시나 그럴까 싶어 잠을 설쳤다.
울 아이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학교에선 못하게 하지~ 싶어서 나만 하고.
울 아이에게는 엄마랑 봉숭아 물을 들인 기억이 없겠구나~~~
아주 어렸을 적엔 해 줬었는데 기억이 없다는~~~아이.
울밑에 선 봉선화야~~노래를 들으면 느껴지는
애잔한 그 느낌을 우리 아이들은 모른다.
내게 무슨 설움이 있었겠나 마는
내가 느끼는 정서와 아이가 느끼는 정서가 다르다.
그 다름이 안타까워 같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