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깜마미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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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의 화재경보

이지222 2007. 6. 29. 08:28

한밤중에 띠 또 띠 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곧 대피해 주십시요~~~

라는 남자의 멘트가 최첨단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흘러나온다..

10분에서 15분

아파트 창문에 불이 밝혀지고

어린아이들 손을 잡고 삼삼오오 주차장쪽으로 내려오는 사람들....

울 집 남푠

갑자기 조용해서 어디 나갔나?

내려다봤더니 조기 아래 주차장에 있다....

자기 혼자만 살려고?

 

큰아이에게 엄마가 전화하면

작은 아이랑 까미랑 딸기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가~~~ 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웅성 웅성...

누군가가 지하 주차장 화재 경보기를 눌렀고...

아직도 업무파악이 안된 관리실 직원이 당황해서 잘못 버튼을 조작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였다.

 

그런데 정말 화재가 나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젯밤엔 지갑하나 달랑 들고 내려갔지만

사진이며, 통장이며, 귀금속, 그리고 또 무엇을 챙겨야 하나...

울 아이들을 양 옆구리에 끼고 내려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사는 동안만큼은 뭔가를 챙겨야 할 것인데

막상 생각해 보니 챙길 것이 하나도 없네.......

그만큼 소중한 것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사진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고-이 또한 블로그나 홈피에 있으니~~~-

들고 나갈 일이 없을 것이고...

 

이렇듯 위기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소중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다 버릴 일은 아니지만

소유하고자 아둥바둥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욕심이 없나? 싶기도 하다....

내집에는 소중한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가장 소중한 것은 어디 있었나?

내 맘속에 다 있어서 마땅히 손에 챙길 것이 없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 남푠이, 아이들, 강아지들이 무사하다면 말이다....